전자책이 좋을까요? 아니면 종이책이 좋을까요?
전자책이 나온 지 10년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전자책이 등장으로 종이책이 멸종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지금 시점에서 보면, 물론 전자책 시장의 비중이 과거보다 더 커지긴 했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종이책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종류의 책은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며 공존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전자책과 종이책은 각각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편리함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더 이용하게 됩니다. 해외 현지에서는 한국에서 출판되는 종이책을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한국에 있는 가족이 종이책을 보내준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배송비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사나 이동이 잦은 저에게는 종이책들은 무거운 짐이 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전자책은 간편합니다. 전자책 리더 기기 하나만 들고 다녀도 내가 보유한 모든 책을 들고 다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보관이 용이해서 따로 서재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물리적 부피를 차지하지 않죠.
그리고 전자책 리더 기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는 다르게 오래 보고 있어도 눈이 피곤하지 않습니다. 전자책 리더 기기의 전자 잉크는 종이책의 잉크와 유사하게 보이고 블루라이트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감
종이책은 전자책이 주지 못하는 질감, 실제감이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려면 손가락을 종이와 마찰시켜 책 낱장들을 분리해야 합니다. 이때 손 끝에서 느껴지는 종이의 질감은 종이책만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책의 크기나 종이 재질에 따라 저마다 고유의 소리가 납니다.
이 따위 것들이 대체 왜 좋은 거냐고 물어본다면 덕질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이책에 밑줄을 그을 수 있고 간단한 노트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보다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실용적인 면모입니다. 인간의 뇌는 시각적이고 의미 있다고 여기는 정보를 더 잘 기억합니다. 종이책에 밑줄을 그어 시각적 표시를 하고 메모를 통해 책의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전환하는 과정은 우리의 뇌가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성취감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고 손으로 두께를 가늠할 수 있는 종이책은 독서의 성취감을 주는데 이점이 있습니다.
책이 두꺼우면 처음 읽기 시작할 때 위압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책을 읽다가 문득 자신이 읽은 책의 분량을 눈과 손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아 내가 이만큼이나 읽었구나' 라며 성취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반면 전자책은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기기 화면 구석에 백분율(%)로 표시해 줍니다. 분명 내가 책을 얼마만큼 읽었는지 정확한 수치로 확인은 가능하지만, 종이책을 직접 만져보고 두께를 느껴보고 페이지 번호를 살펴보는 일보다 성취감은 분명 덜합니다.
검색 용이성
문득 책에서 보았던 구절이 떠올라 그 책을 다시 찾아보는 경우에 전자책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구절 중에 기억나는 단어만 검색하면 그 단어가 나오는 위치로 바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종이책의 경우, 책의 구절을 다시 찾아보려면, 과거 책을 읽는 과정 중에 기억하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를 들면, 이 정도 되는 두께쯤에서, 어떤 삽화가 나왔던 부근에서, 그 구절의 앞뒤에서는 어떤 내용이었다는 기억 정보를 가지고 책장 이곳저곳을 뒤져봐야 합니다. 분명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이 또한 종이책이 우리에게 주는, 시각과 촉각 청각 등 우리의 감각을 만족시키는 즐거움입니다. 게다가 이런 작업들은 우리의 뇌가 시각적 공간적 정보를 활용해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해 주고 두뇌 계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장단점은 극명하게 갈립니다. 전자책의 장점이 곧 종이책의 단점이고 종이책의 장점이 곧 전자책의 단점이 됩니다. 저는 이 두 종류 책의 장점 그 어느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과 종이책을 다 같이 읽습니다. 종이책이 있으면 종이책을 읽고, 이동하면서 틈틈이 읽어야 할 때에는 스마트폰을 꺼내 전자책을 읽습니다. 누워서 책을 읽고 싶을 때는 보다 가벼운 전자책을 읽고, 손에 펜을 쥐고 밑줄을 치거나 생각들을 기록하며 읽을 때는 종이책을 읽습니다.
전자책과 종이책 둘 중에 무엇이 더 우월한가, 먼 미래에는 종이책이 사라질 것인가 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물리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홀로그램 같은 획기적인 출판 기술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 두 종류의 책은 계속 공존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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