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부활 가능할까?- 트럼프의 관세 전쟁 패배 가능성
“다시 위대한 미국을 만들겠다! (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구호입니다. 그가 말하는 ‘위대한 미국’의 상징 중 하나는 바로 강력한 제조업입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중국, 멕시코, 유럽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며 “미국 내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공장들이 다시 돌아오고, 일자리가 생기며, 미국의 중산층이 다시 힘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요? 트럼프의 바람처럼 미국이 과거처럼 ‘세계의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미국 제조업이 전 세계를 주름잡던 시절
1900년대 초부터 1950년대까지, 미국은 단연코 세계 최고의 제조업 국가였습니다. 포드의 조립 라인, 대량생산 시스템, 전후(戰後) 경제 성장 등 모든 요소가 미국 제조업의 성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장고·자동차·세탁기·TV 같은 내구재를 소비하는 미국 중산층이 급증하며, 미국산 제품의 수요는 국내외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노동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과 생산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제조업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 이상 물건만 소비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며 미국인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는 이미 한 대씩 있고, 냉장고도 있고, 세탁기도 있다면 그 다음에는 뭘 살까요? 바로 서비스입니다. 여행, 외식, 건강관리, 교육 같은 비(非) 물질적인 것에 돈을 쓰기 시작한 겁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일자리도 공장에서 병원, 호텔, 금융회사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제조업이 줄어든 것이 단순히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제조업의 해외 이전, 그리고 중국의 급부상
1970~80년대에는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남부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멕시코나 아시아에서 의류나 장난감 같은 간단한 물건만 만들었지만, 점차 전자제품과 가전제품까지 생산이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결정타가 된 건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이었습니다.
값싼 인건비와 거대한 인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은 전 세계의 공장이 되었고, 미국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습니다. 수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고, 중서부 지역의 제조 도시들은 공동화되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이 현상을 '중국 쇼크(China Shock)'라고 부릅니다. 특히 가구, 가전, 완구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따른 대량 실업과 임금 하락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서비스 수출 대국'
그렇다면 미국은 제조업이 무너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미국은 세계 최고의 서비스 수출국입니다. 2023년 기준, 광고 서비스만 240억 달러, 전체 서비스 수출은 1조 달러를 초과했습니다.
미국은 이제 소프트웨어, 금융, 법률, 디자인, 엔지니어링, 지식재산(IP)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미국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공장을 되돌릴 수 없는 이유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외국산 제품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고, 미국 기업들이 자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을 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에는 큰 허점이 있습니다.
1. 소비자 피해
수입 제품에 관세가 붙으면, 미국 소비자들은 더 비싼 물건을 사야 합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줄고, 미국 내 기업들도 타격을 입습니다.
2. 제조업 자동화
과거와 달리 지금은 공장이 돌아온다고 해도 일자리는 그리 많이 생기지 않습니다. 대부분 로봇과 AI가 생산을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3. 글로벌 공급망 붕괴 위험
제조업은 부품, 원자재, 인력 등 수많은 요소가 얽힌 글로벌 시스템입니다. 미국 혼자 모든 걸 생산하려는 시도는 비용 상승과 공급 차질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일부 산업은 돌아올 수 있다
그렇다고 미국 제조업이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국 내에서도 반도체, 배터리, 방산, 인공지능 칩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는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이는 단지 고용 때문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 확보를 위해서입니다.
트럼프가 주장하듯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돌리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세계는 미국에 제조업 강국이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으며, 모든 제조업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문제에 매달리기 보다는 정말로 필요한 제조업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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