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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유승준 대법원 승소 판결, 그는 왜 한국에 들어오려고 하는가

by 요약남 2020.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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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MBC 1318 힘을 내'라는 방송이 있었다.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방송을 찍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우리 고등학교에도 찾아왔다. 그 때 왔던 연애인들 중에 은갈치색 바지에 쫄 나시를 입고 가위춤을 추던 유승준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의 동작은 파워풀하면서 부드럽고 날렵했다. 우리를 매료시킨 그 가위춤은 그가 학교를 떠나고 며칠이 지났음에도 쉬는 시간마다 복도에서 가위춤을 추는 친구들로 넘쳐나게 했다.

 

유승준은 그 후로 승승장구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방송3사에서 1위를 휩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CF와 TV프로그램에서 그를 볼수 있었다. 당시의 유승준은 대중들뿐만 아니라 연예계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았다. 모두들 그를 바른청년이라 했다.

그가 우리나라 나이로 26살이던 2001년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허리 부상을 당해 디스크 수술을 받게 된다. 군면제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것 아니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군대에 가지 않으려면 시민권을 획득하는 등 다른 방법도 있을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당연히 군복무를 해야한다.'라고 답변을 했다. 

 

이후 같은해 대구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진행했으나, 보류판정을 받고 다시 2001년 8월 국군 수도병원에서 정밀 재검사를 받아 4급 판정을 받았다. 판정을 받고 나오는 유승준에게 한 기자가 '4급 판정이 나왔는데 받아들이실 거에요?' 라는 질문하자, '그럼요 받아들여야하고 여기서 결정된 사안이니까 따르려고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외에도 유승준은 군면제 의혹을 일축하려는 발언들을 했으며, 대중들은 그가 군대에 간다는 사실에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입영통지서를 받은 유승준은 입영연기 신청을하고 굿바이 콘서트 투어를 시작한다.

2002년 1월 유승준은 보증인 2명을 세워 콘서트를 하기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그동안 그의 발언과, '바른청년'의 이미지 등을 고려하여 법무부가 내린 판단이었다. 하지만 도쿄에서 공연을 마친 그는 돌연 도쿄에서 LA로 날아갔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모든 대중들은 그를 비난했다. 그동안의 바른 이미지와 그의 거짓말에서 온 배신감이 너무 컸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11조 해당 사유로 유승준의 대한민국 입국을 즉각 제한했다. 

 

그러던 그가 만 38살이 되어 병역의무가 해제되는 해, 2015년 8월 재외동포 비자(F-4) 발급을 신청했다. LA총영사관은 사증 발급을 거부했고 이에 유승준 측은 비자발급 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총영사관의 손을 들어줬으나 유승준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2017년 3월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2019년 7월에 1심 2심의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을 돌려받은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11월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단지 과거에 유승준에게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LA 총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본 것이다. 외교부의 상고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지난 3월 13일에 대법원에서 유승준의 비자 발급 거부는 위법이라는 원심을 확정하며 유승준이 동포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길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유승준은 자꾸 한국에 들어오려는 것일까? 그의 변호사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유승준 입장에서는 한국이라는 게 단순 외국이 아니며, 본인이 태어나 젊은 기간 시간을 보냈고 여러 가지의 사회적 기반이 있는 고국 같은 곳이다.

- 어느정도 자란 애들이 계속 물어본다. 왜 아버지는 들어갈 수 없는지.

- 한국에 들어가서 국민들을 직접 접하면서 (군입대를 피해 미국으로 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 자신의 군입대 문제로 상처 입은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찾고 싶다.

- 영리 활동이 가능한 F-4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이유는 소송을 통해 잘잘못을 따지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할 수 있는 비자가 그것 뿐이다.

이미 한 번 거짓말을 하고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준 스티븐 유, 그의 말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나뿐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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