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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감성 캠핑. 성냥 라이터 없이 부싯돌로 불 피우기

by 요약남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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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는 야생에서 밤을 보내는 콘텐츠들이 많습니다. 조회수도 괜찮게 나오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눈 덮인 숲 속이 배경인 북유럽이나 러시아 쪽 유튜버의 영상들이 마음에 듭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영상 속 유튜버들은 많은 짐 없이 단출하게 배낭 하나만 메고 숲을 배회합니다. 그러다 괜찮은 장소가 눈에 띄면 눈을 파내고 쉘터를 만들 공간을 확보합니다. 그리고 준비해온 톱이나 도끼 등을 이용해 나무를 구해오는데요. 곧고 튼튼한 나무들은 이내 쉘터의 뼈대가 되고 이파리가 붙은 가지는 지붕이 됩니다.

 

쉘터가 다 지어지면 불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야생에서 캠핑을 하는 유튜버들은 성냥이나 라이터를 사용해서 불을 지피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부싯돌과 나이프를 이용해 불을 피웁니다. 아마도 캠핑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부싯돌로 불 피우기

부싯돌나이프를 마찰시켜 스파크를 만들어 불을 피우는 순간, 그리고 불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들조차도 캠핑을 좋아하고 야성의 감성을 동경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매혹적입니다. 보는 사람은 번거롭게 느낄 수 있지만, 아무것도 없이 야생에 던져진, 그래서 생존해야 하는 그런 감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불을 피우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먼저 준비해야 합니다. 1) 부싯돌에서 떨어진 불씨가 잘 붙는 불쏘시개, 2) 불쏘시개에서 생긴 작은 불을 키우는 마른 잔가지, 그리고 3) 모닥불로 키우기 위한 큰 땔감 나무가 필요합니다. 부싯돌의 스파크가 땔감 나무에 직접 옮겨 붙기가 힘들기 때문에, 불쏘시개와 잔가지를 이용해 불을 키우게 됩니다.

사진 출처: 유튜브 채널 Xander Budnick
부싯돌로 스파크를 내서 불쏘시개에 불씨를 살립니다.
불이 붙으면 잔가지로 불을 키워줍니다.

 

불쏘시개는 보통 자작나무 등의 껍질을 쓰거나 나무를 나이프로 긁어 톱밥 형태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톱밥 정도까지 미세한 알갱이는 아니고, 연필을 깎았을 때 나오는 나무 부스러기와 매우 유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탄소 성분이 묻어있는 시커먼 천을 불쏘시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불을 피울 위치에 불쏘시개를 놓은 후, 그 위에서 나이프 각도를 잘 조절하여 부싯돌과 마찰을 시키면 스파크가 튑니다. 그러면 불쏘시개에 떨어진 스파크들이 불씨를 만듭니다. 이때 바람을 불어 불씨를 키워야 하는데, 불씨가 죽지 않도록 타이밍 좋게 불쏘시개를 추가해주고 바람의 세기를 잘 조절해야 하겠습니다.

 

불이 커지면 마른 잔가지를 넣어 불을 더 키워야 합니다. 불이 활활 타올라 이 정도면 되었다 싶을 때 땔감 나무를 넣어 모닥불을 피우면 됩니다.

 

모닥불로 물끓이고 요리하기

이제 유튜버는 주전자를 꺼내 눈을 수북이 꾹꾹 눌러 담습니다. 그리고는 나뭇가지들을 이용해 거치대를 만들고 주전자를 거치대에 걸어 모닥불 위에서 물을 끓입니다. 이내 준비해온 소고기와 야채를 꺼내 프라이팬으로 조리를 합니다. 그때쯤 이면 저녁이라 주위가 어둑해져 고독한 기분이 듭니다. 소고기가 지글거리며 익는 소리, 일렁이는 모닥불과 그림자, 끓인 차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증기, 이 모든 것들에 캠핑 감성이 충만합니다.

사진 출처: 유튜브 Asbjorn Olsen-Berg Bushcraft

 

그날의 일과가 끝날 때쯤이면 유튜버는 밤사이에 모닥불이 꺼지지 않게 땔감과 불을 돌보고 쉘터 안 침낭 속으로 몸을 집어넣습니다. 애벌레처럼 생긴 침낭 한 귀퉁이에서 입김이 나오는 모습과 함께 일과가 모두 끝이 납니다.

 

 

야생과 생존의 캠핑 감성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야산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 유튜버들이 즐기는 캠핑의 감성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캠핑 장비들이 편의성을 추구하도록 개발이 되었고, 바쁘고 고된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하기 위해 떠나는 캠핑이 일반화된 마당에, 일부러 고생하러 가는 캠핑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콘텐츠의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야생에서 문물의 도움 없이 직접 불을 피우고 사냥해서 잡은 먹거리로 배를 채우고 주변 지형지물과 나무를 이용해 간이집을 짓는 행위들이 조금이라도 그리운 적이 있다면, 머나먼 옛날 우리 선조들은 수없이 많이 했던 사냥과 채집 본능을 유전자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실없는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야생의 캠핑 감성을 이해하신다면, 너무 동시에 번거로워지고 불편해지는 것이 걱정된다면, 가장 먼저 불을 직접 피워보는 체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중에서 파는 부싯돌 키트만 있으면 누구나 불을 지필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좀 더 하드코어 한 캠핑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다시 기성화 된 캠핑으로 돌아갈지 결정하면 되겠습니다.

 

<사진 출처: Xander Budnick, Asbjorn Olsen-Berg Bush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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