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원인 1: 세계화에 역행
과거 수십 년 간 미국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잘 막아왔습니다. 어쩌면 인플레이션율이 너무 낮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미 연준의 노력 말고도 외부 요건, 즉, 시장의 세계화, 인구 통계학적 변화 같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떤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낮은 인플레이션율이 가능하도록 했던 외부 요건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미 연준은 머리가 아파질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미 연준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중 어느 정도가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목표 인플레이션율 2%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두 개의 포스팅에서, 세계화나 인구 통계학적 변화가 어떻게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막아왔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먼저 세계화가 어떻게 미국 인플레이션을 저지해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세계화와 값싼 수입품
1970년의 세계 GDP 중 무역 비중은 27%였으며, 2008년의 세계 GDP 대비 부역 비중은 60% 였습니다. 그만큼 세계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뜻인데요. 미국에서는 1970년 미국 GDP 대비 무역 비율이 11%, 2011년에 31%까지 증가했습니다.
무역 비중이 이렇게까지 늘어나게 된 데에는 경제의 세계화 덕분이었습니다. 1980년대 1990년대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중국이 시장 경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세계의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기존보다 두 배가 넘는 노동력이 세계 경제에 포함되게 되었으며, 가장 싼 곳에서 원자재를 수급할 수 있는 정교한 공급 체인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화로 인해 부유한 국가들의 소비자들은 싼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1990년과 2019년 사이,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재화 물가는 18% 증가한 반면,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되는 핵심 서비스 물가는 147%나 올랐습니다.
서비스 물가에 비해 재화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은 이유를 싼 값에 수입되어온 재화들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경제학자들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 같이 부유한 나라들이 무역 파트너로부터 '디스인플레이션'을 수입했다는 것입니다.
2. 무역 전쟁과 미국 인플레이션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이 19%를 넘는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는데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세탁 설비 가격이 5.8%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2018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입되는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그 해 반기 세탁기 가격이 12% 치솟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탁 설비의 가격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2013년 수준의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중국산 태양전지판이 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되자 태양전지판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에 따르면 태양 광전지 모듈 단가가 2006년 $3.50에서 2019년 40센트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2018년 1월부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서 태양전지판의 가격 하락세가 꺾이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일반적으로 세계화는 싼 노동력과 싼 원자재에 접근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격 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저지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무역장벽, 반세계화, 보호무역은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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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코로나 팬데믹과 미국 인플레이션
최근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화가 가지고 있는 취약점을 드러냈습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반세계화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미국에는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했었습니다. 세계 마스크 생산 대부분이 중국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필수품 생산 시설을 미국 내에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로 나간 자국 기업들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무역 파트너의 싼 노동력, 싼 원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자국의 자원만 활용한다면 자연히 물가가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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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세계화가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저지해 왔는지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대체적으로 잘 사는 나라들은 자유 무역을 통해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혜택을 본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인데요. 하지만 2018년부터 중국 제품에 부과해 온 관세가 미국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는 일은 꽤 복잡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관세가 수입 재화에 대한 가격을 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무역 전쟁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해 미국 입장에서 보았을 때 수입 원가가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의 성장과 고용이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쇄된 부분도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용 출처: Wallstree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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