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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달러 환율 10원 하락하면 얼마나 손해인가?

by 요약남 2020.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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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 스티브 므누신 장관은 펠로시 하원 의장과 회담을 통해 경기 부양책을 논의할 예정이며, 미국 양당의 초당파들은 경기 부양책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약 9천억 달러에 달하는 패키지 법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준위도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달러를 시중에 푸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렇듯 달러 유동성이 더 풍부해지고 경기 부양 분위기가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달러 약세를 이끌고 있다. 또한 글로벌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모든 언론들은 원화 달러 환율 1100원대가 붕괴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환율이 하락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경제 주체는 수출기업들인데, 환율이 하락하면서 결제받은 달러의 가치가 낮아져 환전 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출 기업의 사정을 전하는 기사도 빠지지 않았다.

 

머니투데이는 '환율 10원 하락에 4000억 손해... 불안한 환율, 기업들 떨고 있나?' 라는 제목으로 현재 지속적인 환율 하락이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소개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연 매출이 4천 억 원 손해가 날 것이라 예상된다고 한다.

95% 이상 수출에 의존하는 반도체 업계도 타격이 예상되지만 원부자재나 장비를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에 피해의 정도가 어느 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한다. 

 

원부자재나 장비를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에 손해가 상쇄된다고? 그렇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업체는 손해를 보지만 수입업체에는 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으니 이득이다. 

 

그렇다면 환율이 하락하면서 이득을 보는 기업도 있고 손해를 보는 기업도 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전체 국가 경제적으로는 손해일까? 이득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손해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단순하게 말하면 우리나라가 국내로 달러를 더 벌어왔다는 뜻이기에, 벌어온 달러만큼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경상수지란 외국과 물건(재화)이나 서비스(용역) 등을 팔고 산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 외국과 실행한 거래결과 벌어들인 수입에서 지출을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이는 국가 간 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입, 자본ㆍ노동 등 생산요소의 이동에 따른 대가의 수입과 지급을 종합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국제수지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출처:한국은행>

 

최근 2020년 4분기의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 하므로 3분기의 자료를 놓고 이야기를 진행해보자.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3개월 간, 7월 74.5억 달러, 8월 65.6억 달러, 9월 102.1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 기록했으며, 신한은행 환율에 따르면 7월 동안 -13원/$, 8월 동안 +4.5원/$, 9월 동안 -24.5원/$ 의 환율 변동을 겪었다.

결론적으로 환율 변동으로 인해, 7월에는 국가적으로  968억 원 정도 손해, 8월에는 295억 원 정도 이익, 9월에는 2,500억 원 정도 손해 보았다고 할 수 있겠다.

 

환율 하락을 두고 '1100원 대 붕괴', '10원 하락에 4천 억 손해'라는 둥 뭔가 불안을 조장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기사들뿐이지만, 사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해는 환율이 높았을 때와 비교한 상대적인 손해이지, 환차손을 보기 싫다고 외화를 덜 벌어야 하는 것은, 즉, 적자를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 기업들은 그동안 환율이 높을 때 이득을 봤으며, 지금 환율이 낮다고 해도 앞으로 또 분명히 오를 것이기 때문에, 기사 제목이 주는 뉘앙스처럼 우리나라 경제에 큰 일이 난 것은 아니다.

  7월 8월 9월
환율 변동 -13원/$ +4.5원/$ -24.5원/$
경상수지 흑자($) 74.5억 달러 65.6억 달러 102.1억 달러
환율 변동으로 인한 이득(손해) -968억 원 +295억 원 -2,5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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