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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아베가 최장 일본 총리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

by 요약남 202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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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최장 일본 총리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

우리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아베는 정의롭지 못하고 극우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 보복까지 하는 비이성적인 이웃나라의 지도자다.

혐한이 공공연하게 일본 언론에서 표출되고 있음에도 근거없는 편견과 차별을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듯 보이며 과거 이웃 나라를 침략에 대한 반성없이 전범 신사를 참배한다.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자 '검사를 많이하면 감염자가 더 나온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쳤고, 자국민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듯 오로지 도쿄 올림픽만 목메었었다. 일본이 대체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가라는 의심이 들게했던 정치 지도자였다.

우리는 이런 아베 전 일본 총리를 싫어한다. 싫어하는 감정을 넘어 무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민주주의적이지도 않고 무능해 보이는 아베 총리는 어떻게 일본 최장수 총리가 될 수 있었을까?

 

아베는 취임하면서 일본 국민들에게 산업 구조적 개혁을 모색하고, 공격적인 양적 완화 정책과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성들과 노인들이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09년에서 2019년까지 근로 가능 연령대 취직 비율이 70%에서 78% 껑충 뛰어 일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

관광객을 유치하는데도 성공적이었다. 2019년 일본은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3,188만명으로 10년전인 2009년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좌)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장벽을 낮췄다. (우)해외 관광객들이 급증했다. 출처:일본 보건성, 관광성
일본의 취업 비율은 현재 선진국들중 최고 수준이다. 출처:OECD

국제사회에서도 리더십도 보여주었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미국이 주도로 시작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미국은 탈퇴를 결정했다. TPP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가입국 12국가 중 국민 총 생산 60%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이 빠지자 TPP이 와해될 위기에 달했으나, 일본이 남은 11개국을 다독여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을 출범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가 보여준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장기간 집권했기 때문에 정책을 유지할 수 있어 가능하기도 했지만, 어쨋든 아베는 일본 국민들에게 결과를 내서 보여주었으며, 일본 국민들은 특히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준 아베를 지지했던 것이다. 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면 지도자의 다소 과도한 행보도 눈감아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웃나라의 최악의 지도자 중 하나였지만 그가 장기 집권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스가 관방장관이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그는 아베의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차기 총리가 누가 되었던 간에, 애써 무시하고 국뽕에 취하기 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올바르게 일본을 파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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