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나경원 압수수색영장 통째 기각 이례적인 이유

아래는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나온 판사 출신 김윤우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직접 인용하지 않고 인터뷰 형식의 글을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게 가공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윤우 변호사의 의도했던 바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김건희, 나경원 압수수색 영장 일부 기각은 흔해도, 통째 기각은 이례적이다.

지금 압수 안하면 증거가 없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압수수색은 보통 쉽게 인정되며 대상이나 장소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일부를 기각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통째 기각은 흔한 일 아니다.

압수수색을 10건 신청했으면 그 가운데 몇 건은 발부를 해준다던가, 아니면 대상 중에 이것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다며 지운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일부를 기각한다. 가령, 압수수색영장에 '모든 장부'가 압수수색 대상으로 적혀있다면, 사건과 연관된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장부만 압수수색 대상으로 한다.

 

김건희, 나경원 압수수색영장 통째 기각 이례적인 이유

 

김건희, 나경원 압수수색 영장 기각 사유 이 사건과 맞지 않다.

압수수색 영장 기각 사유로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제출 가능성이 있고 영장 집행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고 적혀있다. 이 문구는 보통 과잉금지원칙을 적용해서 구속을 기각할 때 많이 쓰는 사유이다. 혐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제출 가능성이란 굳이 강제로 압수수색 하지 않아도 본인이 알아서 제출할 수 있다는 뜻인데, 사기, 횡령, 배임 같은 고소 사건의 경우 분쟁 당사자들이 알아서 자료를 제출하는 반면, 이 사건과 같은 비리 사건은 본인이 증거인멸을 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임의제출 가능성이 있다는 기각 사유는 이 사건과 맞지 않다.

 

제 3자는 자신이 증거를 인멸하면 증거인멸죄가 성립되게 때문에 증거를 함부로 없애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본인이나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 있는 참고인의 경우에는 증거를 인멸할 큰 유인이 있고 증거를 인멸해도 자기방어권 차원에서 처벌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비리 사건 같은 경우 위와 같은 사유로 기각은 잘 안 한다.

 

김건희, 나경원 압수수색영장 통째 기각 이례적인 이유. 출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판사 업무 시스템과 관련해서

판사 업무 시스템상, 보통 당직판사들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 사건의 압수수색영장 기각은 당직판사가 했을 가능성이 크다. 민사를 주로 담당하는 판사가 형사사건에 대한 감이 없을 순 있겠지만, 그래도 압수수색 영장 기각은 대상이나 장소 제한을 주로 하지 통째 기각은 잘 안한다.

 

일부 언론에서 영장이 통째로 기각이 된 것을 두고 검찰수사가 얼마나 부실했으면 통째 기각이 났느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압수수색 영장 실무와 맞지 않는 비판이다. 수사 아주 초기에 자료확보를 위해 신청하는 것이 압수수색영장이다. 피의자도 부르기 전에 청구하기 때문에 근거 자료가 없을 수 밖에 없는 상태이다. 

 

수사팀이 김건희 씨에게 임의수사 의사도 묻지 않고 곧바로 강제 수사에 착수하려고 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비리 수사는 고소 사건과 완전히 다르다. 밀행성이 중요하며, 압수수색을 통해 모든 자료를 수집 하고, 참고인들 불러서 확인하고 그러고 나서 맨 마지막에 핵심피의자를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김건희 씨에게 임의수사 의사 묻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일반적 비리수사 관행과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